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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helm Furtwängler
1886-1954

푸르트뱅글러의 음반을 들어보자.
그의 마니아라면 불과 몇 초 만에 이미 푸르트뱅글러의 세계에 강한 힘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1952년 녹음한 빈 필의 영웅 , 전원, 1954년 베버의 마탄의 사수 서곡 등은 훌륭한 연주들이 많다.
영웅에서는 첼로의 테마가 깊은 심연에 잠기면서 유연(悠然)한 정적감이 주위를 감도는 것이 여느 지휘자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전원은 느린 템포에 할말을 잊는다. 마탄의 사수에서 첼로나 베이스의 생생한 움직임도 푸르트뱅글러만이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악기의 음색에 피가 통하는 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제2차 대전 전야, 빈의 발터와 베를린의 푸르트벵글러는 유럽에서의 인기를 양분하고 있었다.
니키슈의 사후 베를린 필의 상임 지휘자로 발터의 이름도 거론되었으나, 그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푸르트뱅글러가 뽑혔다고 한다. 발터는 당시(1922년), 뮌헨 가극장의 총감독의 지위에 있었는데, 나치와 손잡은 크나퍼츠부슈에게 쫓겨나 같은 시기에 두 개의 중요한 포스트를 잃었던 것이다.
여하튼 간에 베를린 필이 상임 지휘자로 푸르트뱅글러를 뽑은 것은 올바른 선택이었다. 그는 그만의 예술세계가 녹아든 능수능란함을 발휘하여, 베토벤, 슈만, 브람스 등의 작품에서 다른 지휘자가 흉내 내지 못할 명연을 들려주게 된 것이다.
발터는 따뜻한 인간애에 끌린다. 그는 자신도 인정한 낙천가였다. 반대로 푸르트뱅글러는 어떤 면에서 페시미스트이다.
그는 내성적이고 낯가림이 있었으며 평생 화려한 사교계에 모습을 보이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같은 성격 때문에 데뷔 무렵, 다른 지휘자들은 조금도 그를 경계하지 않았다. 그런 성격으로는 지휘자로서, 성공할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들이 정신차리고 보니 벌써 늦었던 거지요."
이것은 푸르트뱅글러 자신의 술회인데 이미 베를린 필의 상임으로 결정된 뒤였다.
요컨대 그는 지휘자로서는 어쩌면 부적당 한 성격의 소유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적 실력만으로 성공한 드문 예였던 것이다
푸르트뱅글러는 고독한 사람이고 또 정처 없이 떠도는 사람이었다. 평생 어디에도 안주하지 못하고, 재산 같은 것도 문제 삼지 않았다. 나치가 제공하려 한 훌륭한 집이나 땅, 그리고 부동산을 그는 모두 거절했다. 그의 왕국은 마음속에 있었던 것이다.
이런 성질의 사람이 자연을 사랑하게 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푸르트뱅글러는 나무, 풍경, 동물들에 대해 마치 형제처럼 애착을 품었다. 푸르트벵글러만큼 풍부한 인간성을 가진 이도 드물었다. 그래서 엄청난 부자도 그의 앞에서는 오히려 마음의 공허함을 느끼게 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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