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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o Klemperer
1885 ~ 1973
클렘페러의 베토벤 연주에서 또 하나, 「피델리오」를 잊을 수 없다.
클렘페러는 오페라에서 연극 효과라는 것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어서 때로는 살아 있는 인간의 표현을 희생하고서라도 교향적 표현에 충실하려 한다.
이런 방식은 피가로의 결혼이나 코시 판 투테 같은 데서는 상당히 모양새가 나빠지지만 피델리오 같은 경우,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베토벤의 음악 자체에 그런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 연주에서도 클렘페러의 거대한 손은 베토벤의 이념을 단단히 움켜쥐고 있고, 루드비히의 멋진 레오노라가 한층 감명을 높여 주고 있다.
클렘페러의 초기 낭만파 연주 가운데에는 조형감에 명석함을 보인 슈만도 나쁘지 않으나, 멘델스존의 「스코틀랜드」와 「핑갈의 동굴」를 꼽아 본다. 도대체 엄숙하고 위엄 있어야 할 클렘페러가 멘델스존을 만나면 어떻게 이렇게 로맨틱한
정서에 넘친 연주를 하는 것일까.
독일 태생 유대인이라는 친밀감이 클렘페러를 편안하게 하는 것일까? 그런 의미에서는 한여름 밤의 꿈이 좋은 연주다.
그의 독일 음악 중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도 귀 기울일만하다. 클렘페러의 브람스는 대체로 감정에 허우적대지 않고 오히려 담담하다. 그러나 그런 만큼 연주가 진행됨에 따라 고고한 서정성이 저절로 배어 나오는 경향이 있고 놓치기 아깝다.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약간 딱딱한 표현이지만 힘찬 역동감이 넘친다. 덧붙여 이 음반에는 오이스트라흐의 독주가 풍성하고 스케일이 커서 흠잡을 데가 없다.
클렘페러의 거인적인 큰 스케일이 가장 잘 느껴지는 것은 브루크너의 교향곡에서가 아닐까. 브루크너의 일면인 소박한 목가성을 거기서 찾을 수 없다 해도 중량감이 넘치는 음의 운용은 대단히 박력이 있다. 거기다가 기백을 넣어 밀도 높게 악보를 재현하는 교향곡 제7번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클렘페러의 바그너와 말러 연주에 최고점을 주는 것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바그너는 역시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의 전곡을 꼽을 수 있겠다. 포개 놓은 듯한 응집력에서는 에 한 발 뒤지지만 여기에는 얼마나 클렘페러다운 엄숙한 의지의 추구와 동경, 일종의 영적 표현이 있는가. 마지막으로 말러의 대지의 노래를 돌이켜 본다.
물론 위에 언급한 곡들이 그의 대표적인 연주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베토벤에서 말러에 이르기까지 독일음악 대부분의 연주가 거의 필청 리스트에 오를 만큼 클렘페러의 음악은 지금도 유효한 거인의 발자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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