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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o Klemperer
1885 ~ 1973


클렘페러의 중요한 연주 중에는 바흐의 B단조 미사가 있다. 마태수난곡에서 양감 있는 공간을 창조한 클렘페러는 여기서 선(線)의 묘사에 중점을 두었다. 50명으로 줄인 합창을 그는 태연자약한 템포로 지휘하고 차분히 구조를 쌓아 올린다.

그 세계는 한없이 깊고 포용력이 있으며 미사곡 특유의 초월적 이미지도 잘 재현되었다.

이 레코드는 클렘페러 자신이 아주 마음에 들어 한 것이고 보통 자기 녹음을 잘 듣지 않는 그가 이 음반은 자주 꺼내어 즐겼다고 한다.


헨델의 메시아.

헨델의 이미지는 가디너 등 정격연주자들의 활동 이후로 전혀 다르게 채색되었지만 전통적인 장려하고 헨델의 해석도 어느 정도 의미 있다고 인정한다면, 클렘페러의 메시아도 손꼽을 수 있다.

묵직한 무게를 지닌, 당당한 연주이다. 클렘페러는 몇 개의 아리아에서 현의 오블리가토를 낭랑히 노래하게 한다.


글룩의 아울리스의 이피게니아 서곡의 비장감을 가진 연주를 뽑도 훌륭하다.(함께 수록된 베버, 훔퍼딩크 도 좋다)

그와 함께 클렘페러의 명연 중에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선택할 수 있다.

클렘페러의 많은 모차르트 연주 가운데서도 이것은 한층 뛰어난 연주이다. 모차르트가 만년에 도달한 정신의 깊이가 여기에서 정말 철저하게 표현된다. 중점은 쾌활하고 방탕한 파파게노의 세계에서 타미노의 극기, 자라스트로의 박애 편에 상당히 기울어 있으나 이만큼 깊이 있게 연주되면 그것 또한 좋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클렘페러의 레코드에서는 목관이 뚜렷이 들린다. 모차르트가 목관의 사용에 천재적인 수완을 보인 마술 피리 같은 작품에는 그것이 특히 효과적이고, 밤의 여왕의 제1 아리아에서 바세트 호른의 음향은 가수의 싱그러운 명창과 어울려 마음에 와 닿는다. 루치아 포프(밤의 여왕)은 치아를 마취한 채로 이 녹음에 임했다고 하는데 이 아리아에서 어머 니의 슬픔을 정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최상의 노래 중 하나로 선택받을 수 있을 것이다.


베토벤은 클렘페러의 개성이 하이든이나 모짜르트 이상으로 살아 있는 레퍼토리이다. 클렘페러는 베토벤이 지향한 좀 더 좋은 것, 좀 더 높은 것을 향한 의지를 대쪽 같은 솔직함으로 확연하게 표현하는 방식을 알고 있다.

피아노 협주곡만은 젊은 시절 바렌보임의 솔로 탓인지 좀 부족한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 밖에는 모두 귀 기울여 들을 만한 연주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도 찬연히 빛나는 불멸의 명연이 있다. 바로 미사 솔렘니스 (장엄미사)이다. 클렘페러의 뉴 필하모니아 시대(1964년 이후)의 녹음들 중에서는 상태의 편차가 있는 것도 있지만, 이 미사 솔렘니스에서는 모든 것이 충실하고 짜릿한 긴장과 질주하는 듯한 생명력으로 곡 전체가 움직인다. 노거장은 아마 이때가 컨디션도 최상이었을지 모른다.

합창, 독창도 좋고 클렘페러가 남긴 많은 레코드 중에 이것은 가장 위대한 연주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명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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