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Wilhelm Furtwängler
1886-1954
푸르트뱅글러가 오케스트라를 데리고 연주 여행을 떠나도 아침 기차에 오르면 벌써 저녁 콘서트에 관해서만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한스 크나퍼츠부쉬 같은 지휘자는 기차 속에서 단원들과 함께 포커 게임을 즐겼다는데, 푸르트뱅글러는 길을
걸으면서 혹은 침대 속에서조차 늘 지휘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는 음악만이 모든 것이었다.
그런 푸르트뱅글러가 죽기까지 불면증에 시달린 것은 충분히 이해된다. 그의 부인에 따르면 보통 사람이라면 대수롭게 여기지 않을 사소한 일에도 상당히 예민하게 신경을 썼다고 하는데, 바로 이런 사람이었게 때문에 그만큼 감정이 풍부한 연주가 가능했으리라고 본다.
1954년 푸르트뱅글러는 바이로이트에서는 처음으로 베토벤의 합창을 지휘했는데 그 직후 찍은 사진에 그의 모든 모습이 비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건 흡사 유령 같은 얼굴로 외로움을 넘어 순화된, 마치 이 세상 사람 같지 않은 모습이다.
그의 일생은 속세에서 초월한, 음악만의 생활이었는데 연주인이 이상, 속세와의 만남은 불가피했다.
요령이 없고 처세술은 어둡고 겸허하며 내성적인 성격의 그는 토론은 좋아했으나 타인의 비위를 맞추는 일은 일체 하지 않았다. 세간의 일에는 완전히 무지했다.
소프라노 마리아 슈타더는 푸르트뱅글러를 세상사에 어두운 얼간이라 불렀는데 그런 얼간이가 나치와 교류했으니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그는 정치 같은 것을 머릿속으로 하찮게 생각하고 있었으나, 실은 그것이 얼마큼 악마적인 권력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그래도 푸르트뱅글러가 이(利)에 밝고 빈틈없이 약삭빠르고 처세에 능한 인물이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모차르트도 파리 여행 때 세간에서 나사가 풀어진 인간이란 낙인이 찍혔지만, 바로 그 때문에 모차르트나 푸르트뱅글러 같은 사람은 훌륭한 예술가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푸르트뱅글러의 인간성은 그대로 그의 음악에 나타나 그 예술을 불멸의 것으로 만든 셈이다.
그래서인지 사후에도 계속 이 거장에게는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고 있고, 한참을 지난 새로운 클래식 음악 팬들에게도 거장과 전설의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20세기 클래식음악 지휘의 거장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푸르트뱅글러_04_예술은 새로운 세계의 창조 (0) | 2020.04.01 |
|---|---|
| 푸르트뱅글러_03_작곡가와 음악과 한 몸이 되는 것 (0) | 2020.03.31 |
| 푸르트뱅글러_01_전설의 내면 (0) | 2020.03.27 |
| 클렘페러_03_독일음악을 완성한 거인의 세계 (0) | 2020.03.26 |
| 클렘페러_02_메시아, 마술피리, 미사 솔렘니스 (0) | 2020.03.25 |
- Total
- Today
- Yesterday
- 뉴욕 필하모니
- 전설
- 콘세르트헤보우
- 지휘자
- 스트라빈스키
- 푸르트뱅글러
- 스토코프스키
- 발터
- 거장
- 위대함
- 오토 클렘페러
- 스위스로망드오케스트라
- 부르노 발터
- 클렘페러
- 토마스 비첨
- 낭만주의
- 비첨
- 환타지아
- 명연
- 판타지아
- 베를린 필
- 앙세르메
- 말러
- 메시아
- 바그너
- 몽퇴
- 20세기
- 베토벤
- 토스카니니
- 멩겔베르크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1 | 2 | 3 | 4 | |||
| 5 | 6 | 7 | 8 | 9 | 10 | 11 |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 26 | 27 | 28 | 29 | 3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