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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helm Furtwängler
1886-1954


"앞으로 스무 번 더 연습하시지요"

 

푸르트뱅글러는 리허설 때 이 같은 말을 입버릇처럼 말했는데 물론 실제로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유례가 없을 만큼 열심히 연습했으며, 활의 사용법도 수없이 바꾸었다. 연주 여행 때는 연주회장의 음향에 따라 바꾸기 때문에 단원들은 고쳐 써넣느라 고생을 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활 사용을 콘서트 담당자에게 일임하는 지휘자도 있지만, 푸르트뱅글러는 꼭 자기의 악보를 사용했다.

그래도 베를린 필의 단원들과는 특히 가족처럼 친근한 팀워크를 형성하여 단원들과 따뜻하고 행복한 유대감을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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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는 연습하기 전이나 중간중간에 농담을 한다든지 세상 이야기하여 단원의 기분을 부드럽게 풀어 주는 것이 보통인데, 푸르트뱅글러는 음악 얘기 이외는 일절 하지 않고 갑자기 리허설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리허설도 결코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지휘자에게는 싸워야 할 큰 적이 있다. 그것은 틀에 박힌 모습이다."

 

이것은 그 자신의 말이지만 타성적인 연습이나 연주를 결코 안 하는 것이 푸르트뱅글러인 것이다.


푸르트벵글러는 파트를 담당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몇 번이고 다시 연주하도록 시켰다고 한다. 그중에는 백발의 단원도 있었는데, 베를린 필의 리허설을 견학한 어떤 성악가는 연주회 전날에 이렇게 격렬한 연습을 하고 당일 괜찮을까 하고 남몰래 걱정까지 되었다고 한다. 전술한 브람스의 리허설 풍경을 보아도 그토록 지휘에 몰두해서 도중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전혀 몰랐다. 대체로 그의 지휘 방식은 기술적인 것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은 아니다. 그의 마음을 차지하는 것은 표현 그 자체뿐이다.


푸르트벵글러에게 역설적으로 좋은 점은 아마추어 정신이 다분히 남아 있다는 점이다. 원래 예술이란 아마추어만이 가진 특권이다. 그런데 프로가 되면 그렇게 되질 않는다. 연주 행위로 생활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프로로서 생활하는 것은 예술가를 타성의 나락으로 이끈다.

 

예술가의 가치는 뛰어난 예술품을 창조하고 그것으로 감상하는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이다.

푸르트벵글러는 다른 사람의 두 배나 연습 시간을 잡고도 곡의 전반부에 시간을 너무 들여서 후반부는 제대로 마무리를 못했던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음반 녹음에서도 그렇다. 부분적인 수정이란 걸 솜씨 있게 못 해서 그냥 처음부터 다시 녹음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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